월곶면 군하3리 봉골 마을을 가로지르는 '용허리길'이 있는데, 이 길에 서린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옛날 이 고을에 부모와 외아들이 부자로 살면서도 인심이 후해 항상 마놓은 객(客)들이 드나들었다. 외아들은 성장해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아들은 장가 보내고 얼마 안돼 부모는 세상을 떠났으나 부모 생전과 마찬가지로 객들의 왕래는 여전히 빈번했다.
그런데 이 부자집에 새로 들어온 며느리는 객들의 빈번한 왕래를 반기지 않았다. 마침내, 자기집에 객들이 오지 못하도록 해야겠다고 궁리하던 차에, 어느 날 찾아온 시주승에게 후하게 시주를 한 다음 자기의 처지를 설명하고 묘안을 구하자. 승이 다음과 같이 일어주었다. 묘책인즉, '밤중에 머리를 빗고 마을 뒷산에 길을 만들면 방문객이 없어질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스님은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묘안을 전해 들은 며느리는 어느 날, 하인들을 시켜 밤중에 뒷산 허리에 길을 만들도록 하고 자신은 머리를 감고 방문객이 찾아오지 않도록 빌면서 빗질을 시작하자 갑자기 천둥소리와 함께 이 집이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이 때, 하인들이 산을 잘라 길을 만들고 있던 현장에는 하얀 피가 흘러냈다고 하는데, 이 피는 용의 허리를 잘랐지 때문에 거기서 나온 것이라 했다.
그 때부터 그 길을 '용허리길'이라 불렀으며, 또한 밤중에 여자가 머리를 빗으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여 밤중에 머리를 빗는 것이 금기(禁忌)로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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