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물 굽이치는 기슭, 경치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하성면 석탄리 마을에 옛날 이부연이라는 부자 노인이 살고 있었다. 이 영감은 부자였지만 인색한 사람인지라 고을 사람들에게 살 한 톨이라도 그냥 주지 않는 구두쇠로 소문이 나 있었다.
어느 날, 탁발승이 찾아와 이 영감에게 시주를 청하자. 시주쌀은 아깝고 그렇다고 시주를 거절할 수 없어서 궁리 끝에 쌀 상자를 만들어 거기에 작은 구멍을 뚫고 그 구멍으로 손을 넣어 쌀을 꺼내가라고 했다. 손을 넣을 때는 많이 집어 낼 것 같았으나 쌀을 움켜 잡고는 작은 구멍으로 손을 꺼낼 수 없어 몇알밖에 나오지 않았다. 탁발승은 인색하고 고약한 영감에게 공양을 많이 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부처님의 자비로 왕생극락을 축수, 합장하고 돌아갔다.
다음날 그 탁발승이 다시 찾아와 큰 부자가 되는 비결을 알려줄 터이니 쌀 한 섬만 공양하라고 하자, 영감은 눈이 휘둥그래지면 귀가 솔깃하여 선선히 쌀을 시주했다. 탁발승이 공양미를 받으며 부자 영감에게 경치 좋고 물 맑은 자리에 정자를 지으면 큰 부자가 될 거라며 총총히 사라졌다.
부자 영감은 들은 대로, 경치 좋고 물 맑은 곳인 현재의 석탄4리 입구 입구 모퉁이에 정자를 지었다.
그러나, 부자는커녕, 그 후 몇 해 안가서 쌀 한톨 없는 거지 신세가 되었다. 사람들은 인색한 부자 영감이 부처님의 벌을 받았다고 수근거렸고, 예의 저주받은 정자는 불 살라버렸다고 한다.
지금도 그곳에는 기와조각이 뒹굴고 있는데 정자가 있던 자리라 하여 후에 사람들이 그 마을을 '정자(亭子)터'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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